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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해운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2017-01-04 14:45:00       SNEK Editorial Team    댓글 4

요약

  • 정부가 ‘한진해운’이라는 일개 사기업이 아닌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버렸다.
  • 해운산업은 1조 달러의 무역 대국을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으로서 철강, 전력, 조선, 에너지산업과 비교해도 그 중요성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
  • 그러나 작금의 해운산업 구조조정에는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찾기 힘들며 오로지 현안과 관련이 적은 ‘해양 르네상스’에 가 있는 듯하다.

본 기고문은 디에스 님의 허락을 득하여 에디터가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출처 : (http://blog.naver.com/gscmct/220818578248)

2016-09-25 발간된 글입니다. 최근 한진해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재기고하였습니다.

<해운산업의 자화상>

천덕꾸러기가 된 해운산업

2015년 7월, 유엔 산하기구인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에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당선됐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해양산업의 국제규범을 정하는 국제해사기구 수장에 한국인이 처음 당선된 것은 해양강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며 기뻐했다.


그 당시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해양강국’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9월 13일)에서 다음과 같이 한진해운을 맹비난했다.


“자구노력이 매우 미흡해서 구조조정의 원칙에 따라 채권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이 중단되고 법원의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됐다. 기업을 올바로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에 권한과 책임이 있는 주체가 먼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고 실질 개선을 추구하는 경우에 채권금융기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해운이 마비되면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 이번에 국내 수출입기업들에 큰 손실을 줬다. 정부의 방침은 기업이 회생절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식의 기업 운영방식은 결코 묵인하지 않을 것.”


그러나 대통령의 이런 시각은 한마디로 해운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한 몰이해의 극치를 보여준다. 최근 해운산업이 힘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에서 스스로 인정했듯이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국가 간 무역 규모가 30~40% 감소로 촉발된 물량감소(해양수산백서 2008~2013 참조)’와 수급불균형이다.


무식한 정부가 ‘한진해운’이라는 일개 사기업이 아닌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버렸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한가롭게 해양 르네상스 홍보에 열을 올릴 시기인가.


정부, 숲이 아닌 나무를 보다

정부가 스스로 인정하듯이 우리나라는 전체 화물의 99.7%를 선박으로 운송한다. 따라서 수출입화물과 원자재 등의 안정적인 운송을 위해서는 ‘해운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매번 반복하기조차 쑥스럽다.

2015년 1월 기준(UNCTAD) 우리나라는 세계주요국가지배상선대 1,444백만톤 중 약 5.5%인 80백만톤을 보유한 세계 5-6위의 해운대국이다. 외항해운선사의 운임수입은 2015년 기준 약 345달러를 기록하여 철강 414억 달러, 승용차 417억 달러, 선박 388억 달러와 비슷한 규모이며 운송수지 흑자규모는 무려 34억 달러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9월 1일 우리나라의 최대 해운회사이자 세계 7위권의 컨테이너 운송규모를 가지고 있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진해운이 파산할 경우 약 80억 달러의 운임수입이 감소되며 이 경우 운송수지가 약 50억 달러 적자로 전환된다. 이는 한진해운의 연간 예상 적자규모 약 5억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이며 연관산업과 부대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그 파장은 한국선주협회가 추산한 것처럼 약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부는 방관자적 입장에서 해운산업의 처분을 채권자에게 맡긴 후 단순한 경제학적 논리와 미시적인 관점에서 관람하는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고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의 생존과 국제수지 균형이라는 대의와 거시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된다.

최근 해운산업은 졸지에 국민의 혈세를 먹는 ‘악마의 기업’으로 돌변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한진해운의 경우 2016년 반기 기준으로 은행대출 잔액은 장기대출 57백억 원을 비롯해 6천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수많은 자구노력을 하는 동안 혈세가 투입되기는커녕 고금리 사채와 금융리스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결정에 대해 "제1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이렇게 된 것이 가슴 아프지만 세금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오늘날 정부가 바라보는 해운산업의 위치이다.

감히 말하는데 ‘해운산업은 오히려 채권단과 정부의 보신주의의 희생양’이 아닐까.


해운의 형성 과정과 현황

한국해운사(2011)에 따르면 한국해운의 초석은 1) 조선우선주식회사(朝鮮郵船株式會社, 우리나라 최초의 국영기업인 대한해운공사로 발전하는 모태가 된다.) 등의 귀속선박(163척, 18,751톤)과 볼틱형 미국원조선박 8척(약 16,000총톤수) 등에 의한 자본주의적 생산수단과 2) 해운인재 양성교육기관의 창립이다.


이 중 해운인재 양성교육기관을 통해 배출된 고급 해기사와 같은 인재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맨손으로 해외의 선진해운회사에 취직하여 습득한 기술과 자본으로 오늘의 ‘해운강국’을 만드는 초석을 이루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선원해외송출로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기반으로 형성된 한국해운산업은 경제발전의 지대한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항로를 잃고 말았다.

'한국해기사협회 60년사'에 따르면 선원 개인의 해외송출은 1960년 6월 그리스 선박인 ‘라밀레프스호’가 부산항에 입항했을 때 대한해운공사 김강웅 통신장이 임시 통신장 자격으로 승선한 것으로 월임금은 약 330파운드를 받았는데 이는 당시 국영 해운회사였던 대한해운공사 해상직 직원의 3배 수준이었다.

선박 단위 선원 송출의 경우 1964년 홍콩에 있는 파나마계 선사인 '퐁싱시핑'의 룽화호(2천700t)에 김기현(한국해양대 4기) 선장, 이상래(한국해양대 4기) 기관장 등 선원 28명이 1년 고용계약을 하고 승선한 게 첫 해외취업이다.


자료사진: 장기 해운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고철로 폐선된 12만톤급 석탄운송선


해외 취업선원들의 수는 1987년에는 4만747명으로 최고점에 도달했으며 외화가득액은 1978년 1억1천688만4천 달러, 1981년에는 2억5천483만2천 달러로 기록했다. 1974∼1993년 해외 취업선원 외화가득액은 약 63억 달러에 육박했는데 이는 당시 해외 광부와 간호사들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난 야생화와 같이 생성된 해운산업은 자가화물을 운송하는 대기업 계열의 인더스트리얼 캐리어(industrial carrier)의 등장과 함께 그 규모가 확대되었다.


경제외적 요인으로서의 해운의 존재이유


흔히 해운산업을 논할 때 1) 운송수지와 같은 무역외 수지 향상, 2) 조선산업 등과의 연관산업 발전, 3) 관련산업의 고용효과 등과 같은 ‘경제적 효과’와 1) 평상시 상선대(Merchant Fleet)를 확보해 둠으로써 비상시 선박과 선원을 전시물자 수송과 같은 상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비전력의 효과, 2) 수송망으로서의 기간산업 유지, 3) 운송의 중요한 의미로서의 공공재의 기능 등과 같은 ‘경제외적 효과’ 또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경제외적 효과 중 특히 ‘예비전력’은 육군, 해군, 공군 다음의 제4군으로서 상선대의 중요성은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도 진작부터 깨달아 적절한 자국 상선대를 유지하기 위해 자국선박에 대한 각종 보조금과 보호정책을 실시하였다. 만약 전쟁 발생 시 외국 선원과 선박이 침몰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항구에 기항하려고 하겠는가? 혹시 기항한다고 해도 막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이는 경제적 손실로 다가올 것이다.


해운산업은 1조 달러의 무역 대국을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으로서 철강, 전력, 조선, 에너지산업과 비교해도 그 중요성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순진한 경제적 논리로 사유재(private goods)의 가장 큰 특징인 배제원칙(exclusion principle; 재화 또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사람만 소비할 수 있고 지불하지 않은 사람은 소비에서 배제되는 원칙)과 경쟁원칙을 외항해운산업에 단순히 적용하는 건 철도, 도로와 연안해운 등과 비교해도 형평성이 어긋난다.


연안해운업자의 경우 2016년도 ‘해양수산발전시행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1) 선박건조를 위한 대출자금의 이자일부(3%)를 보조(약 260억 원)하고 2) 연안여객선 안전 확보 및 여객서비스의 질 제고, 중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하여 정부가 자금을 출자하여 펀드를 조성한 후 카페리 등 연안여객선 건조 지원(약 160억 원)하고 있다.


지하철과 철도의 경우에도 매년 막대한 운영적자(서울 약 4천억, 부산, 대구는 연간 약 천억, 인천 5백억원. 코레일의 경우에는 KTX 여객운송에서 발생한 대규모 흑자에 덕분에 최근에야 흑자전환 했지만 일반여객이나 물류운송의 경우 여전히 연간 6천억원 정도 적자를 기록)에도 불구하고 쉽게 경제적 논리를 들이댈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바로 공공재, 기간산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산업의 현황


해운산업은 업황의 등락이 극심하여 수많은 기업들이 쉽게 명멸하는 산업이다.


지난 1984년 해운산업합리화로 많은 기업들이 합병하거나 폐업되었는데 그 이후에도 조양상선, 두양상선, 팬오션, 대한해운, 대보인터내셔널, 삼선로직스 등 유수의 해운회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였고 최근 몇 년 사이 삼호해운, 대양해운 등 80여개가 넘는 벌크선사들이 문을 닫는 등 관련산업은 실로 백척간두에 서있다. (6월말 현재 국적선사는 188개다.)

우리나라 해운을 대표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장기간의 해운불황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알짜 사업부문인 자동차, LNG선 등의 장기수송계약 운송부문, 컨테이너터미널 등 핵심 영업자산을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수조원의 유동성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노력은 회사채를 연장하는 조건으로 차입금 일부상환과 고금리 이자지급에 상당부분 지출되는 바람에 유동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회사채시장 안정화방안을 위해 도입된 회사채신속인수제도(P-CBO)는 현대상선의 경우 10%대가 넘는 고금리 및 단기대여로 오히려 지급이자만 늘어났으며 캠코를 통한 중소선사 지원도 장기수송계약을 맺은 중고선 등으로 제한하고 있어 실효성이 부족하였다.

저자는 직접 해당 분석글을 작성하였으며 저자의 고유한 의견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글은 저자가 습득한 사실에 바탕하여 작성하였으나 제시 또는 인용된 정량수치는 실제의 사실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보증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SNEK의 정책에 해당되는 보상 외에 어떠한 보상도 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언급된 회사와 일절의 비즈니스 관계가 없습니다. 언급된 주식에 대한 투자 행위와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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